옴니채널 프로젝트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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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다면 짧다할 수 있는 회사생활이지만 지독하게 강렬했던, 혼자만의 이야기로 남겨두기 아까운 경험으로 2019년 상반기를 장식했다. 여러 회사가 부딪치며 서로가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치열한 눈치 싸움, 각종 책임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경쟁, 갑을관계를 기반으로한 약육강식의 의사결정 등 정글과도 같았던 노이다, 시애틀, 런던에서의 경험을 블로그를 통해 공유하려한다. 이 글을 읽고 개발자의 해외 출장에 대한 정보를 가져가면 좋을 듯 싶다. 모든 개발자의 해외 출장이 이런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런 케이스도 있다는 것을 알고 준비해 가면 아무것도 없이 부딪친 나보다는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노이다 출장이 정해지기까지…

설마 내가 가겠어?

바야흐로 2018년 12월, 1년 간의 4.0 프로젝트가 끝났다. 현재 CMS 솔루션을 MSA화 하고 리액트를 통해 UI를 개선하는 프로젝트였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Admin 서비스를 맡았다. 독일에서 가장 큰 전시장에 납품까지 완료하면서 입사 만 2년도 안되던 나는 기술적으로도 성장했고, Agile 경험도 제대로 했다는 생각에 자신감 혹은 자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알다시피 큰 프로젝트가 끝나면 정말 여유로워진다. 나름대로의 계획을 짜며 회사 생활을 하고 있던 때에, 기존 영국에 한 매장에만 운영 중이던 옴니채널 서비스가 확산되고 새로운 요구사항들이 대거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옴니채널 서비스에 대해 잠시 설명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매장의 재고 확인 및 판매를 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오프라인 매장 솔루션을 가지고 있고 온라인 판매 서비스 관련해서는 외부 플랫폼(Hybris)와 연계하고 있었다.

나는 원래 공통 모듈을 담당하고 있었기에 남의 일 마냥 관전을 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기존 Order 모듈 개발자 선배가 스핀오프로 나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어라? 그럼 옴니 프로젝트는 누가 하지..? 불길함이 엄습해왔다. 현재 옴니 개발자는 그 선배 뿐이었고 나는 Order 모듈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Sol 밖에 없네요~”, “Sol이 해야죠..” 라는 목소리들이 들려왔고, 나는 Order 모듈 담당 개발자가 되었다…

인수인계

기존 Order 담당 개발자 선배에게 인수인계를 받았다. 존경하는 개발자 형이였고 닮고 싶은 개발자 선배였다. 그런데, 시간의 촉박함 때문에 거대한 모듈을 단 2시간만에 인수인계를 받는 상황이 되었다. 그 선배는 2시간 동안 최대한 상세히 설명해주었지만, 솔직히 나에겐 부족했다. 그래도 선배는 “문제 생기면 연락해도 돼” 라는 말을 남기시고 떠나셨다.

선배의 예언

이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내용은 이랬다. 기존에 Hybris와 연계 중이던 인터페이스를 새로운 플랫폼(앞으로 글로벌 플랫폼이라고 지칭하겠다.)으로 갈아 엎겠다는 내용이었다. 그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을 담당하고 있던 우리는 인터페이스를 전환하는 작업을 해야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사업이 시작될 때 글로벌 플랫폼에서는 우리에게 “너희는 바꿀꺼없다. 그냥 url만 바꾸면 될 수 있도록 우리가 너희 현재 포맷에 맞춰 다 개발하겠다. 너희는 새로운 feature에 대해서만 고민하라” 라고 선언했다.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기존 Order 개발자 선배의 생각은 달랐다.

“Sol아. 분명 이거 우리가 다 바꾸게 된다. 얘네 이거 못해~ 각오해야돼…”

나는 “에이~” 하며 설마 그러겠냐고 의심했고 믿지 않았다. 장난 치시는 줄 알았다. 그리고 나는 기존 API가 개발 완료될 때까지 기다렸다. 그런데… 이미 2019년 2월 초에 개발이 완료되었어야 할 기존 인터페이스 API들이 3월이 되도록 개발되지 않았다. 그리고 글로벌 플랫폼에서 메일이 왔다.

그리고 나는 급히 인도 노이다로 가게 되었다.